
요즘 청년들에게 "꿈이 뭐예요?"라고 물으면 의외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
예전에는 이 말이 너무 소박해서 꿈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평범함'이 가장 이루기 어려운 목표가 되어 버렸습니다.
아침 7시.
한 대학생은 광역버스를 타고 학교로 향합니다.
왕복 교통비도 부담이라 점심값을 아끼려고 천 원 아침밥을 챙겨 먹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중간고사 기간 학교에서 나눠준 컵밥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습니다.
"오늘 5천 원은 벌었네요."
예전 같으면 간식 하나였을 컵밥이, 누군가에게는 하루 식비를 아껴 주는 작은 행운이 되었습니다.
자취를 시작한 학생들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마트에 가면 장바구니보다 계산기가 먼저 움직입니다.
계란은 조금 더 싼 곳을 찾고,
과일은 한 번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고,
반찬은 며칠씩 같은 메뉴를 먹습니다.
혼자 살면 요리를 해도 같은 반찬을 며칠 동안 먹게 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닙니다.
예전에는 "오늘 뭐 먹지?"를 고민했다면,
요즘은 "오늘은 뭘 포기하지?"를 먼저 고민하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월세는 또 다른 고민입니다.
작년에 50만 원 하던 방이 올해는 60만 원이 되고,
여기에 관리비까지 더하면 한숨이 먼저 나옵니다.
햇빛도 잘 들지 않는 방,
침대 하나 놓으면 끝나는 좁은 공간.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은 편"이라는 말을 듣습니다.
집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셈입니다.
취업 준비는 더 막막합니다.
"경력이 없어서 취업을 못 하고, 취업을 못 해서 경력을 못 쌓는다."
이제는 너무 익숙한 말이 됐습니다.
신입인데도 경력을 요구하고,
인턴도 인턴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면접에서 떨어질 때마다
"내가 부족한 사람인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청년들도 많습니다.
사실 부족한 것은 능력이 아니라 기회일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전세사기를 당해 결혼을 미룬 청년도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모은 돈이 한순간에 사라졌고,
신혼집 대신 소송 서류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열심히 모으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는데,
현실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발목을 잡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모두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생각보다 소박했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직장.
월세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방.
아플 때 병원비를 걱정하지 않는 삶.
그리고 내일이 오늘보다 조금은 나아질 거라는 믿음.
결국 그들이 원하는 것은 특별한 성공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요즘 청년들은 힘들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은 게으른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오늘도 내일을 위해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삶이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서 스스로를 탓하게 됩니다.
언젠가 다시 '평범하게 산다'는 말이 특별한 꿈이 아니라 당연한 일상이 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누군가는 천 원 아침밥이 아니라, 따뜻한 아침을 걱정 없이 먹을 수 있고,
누군가는 월세보다 미래를 먼저 계획할 수 있으며,
누군가는 "취업이 될까?"보다 "어떤 일을 하고 싶을까?"를 고민할 수 있는 세상 말입니다.
평범하기가 가장 어려운 시대.
그래서 오늘도 묵묵히 자신의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청춘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